그런데 겁이 많다.
대담하고 겁이 없다 여길 때가 더 많긴한데..
의외로 겁이 많다. 것두 자잘한 것들에..
아주 예전.. 그러니까 지수를 임신하고 배가 제법 나왔을 땐데..
(사실.. 내 모습은 별로 생각이 안나는데, 아주 더웠던 그 날밤과 늦은 시간까지 길가에 내어 둔 테이블에 가득했던 사람들이 생각나는 걸 보니 유월 칠월 이 때가 아닐까 싶다. 그때만해도 워낙 말랐었는지 거의 임신 오륙개월까지도 배가 별로 안나왔었다.)
좀 심하게 다툼을 했다.
대부분은 내가 분을 참지 못한 채 눈물 뚝뚝 흘리는 선에서 끝났는데, 그 날은 무슨 오기가 났는지 임산부가 야간에 집밖으로 나와 버렸다.
뭔 깡인지 휴대폰도 호기롭게 두고 나왔다.
뭐.. 연락하지 마라는 그런 치기였겠지만 .
그때 살던 곳은.. 주변에 마트하나 없는 그런 곳 이었다.
미군부대 옆이라는 환경 덕분에..
기다란 미군부대 담장쪽엔 불빛도 없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고
또 다른 방향으론 남산터널이 있어 걸어서는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.
반대편으로 올라가자면 식당이며 술집이 많긴한데..
솔직히 밤늦게까지 취해 돌아다니는 덩치큰 외국인들 많고, 당시엔 그게 참 무서웠다.
골목에 cctv 가 많은 것도 거슬렸다.
사고가 많이 나니 저런 걸 많이 설치해두지 않았을까 하는 그런 거랄까.
그렇게 집을 나와선.. 육교를 건너 갈 생각은 해보지도 못했고
그저 조금 환하고 사람들 오가는 버스 정류장에 한참을 앉아있다가
다시 집앞으로 가서는 집에서 잘 안보이는 쪽에 다시 한참을 넋놓고 앉아 있었다.
생각해보면.. 그렇게 어린 나이도 아니었는데
왜 그렇게 바보 같았을까.
겁이 많아서 남들 무서워서
딱 그거였다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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